이집트 모래바람보다 센 ‘한류바람’
수정 2011-06-03 00:38
입력 2011-06-03 00:00
한국드라마·가요에 빠져 한국어강좌 학생들 ‘북적’
최근 이집트에서도 한류 바람이 불면서 자연스레 한국어를 배우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심에 카이로 아인샴스대학교 한국어과가 자리잡고 있다. 대학 내 6층 건물 맨 위층에 자리잡은 한국어과 사무실에는 히잡을 쓴 여학생 10여명이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 이들은 모두 한국 드라마와 영화, 가요를 웬만한 한국 사람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이다. 한국어과를 지원한 것도 그런 관심이 한몫을 했다.우수한 학생들이 한국어과에 몰리고 일반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하는 데는 한국 대중문화가 빠른 속도로 이집트에 알려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직접 찾아서 보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게하드 아바스는 “이집트 드라마와 달리 한국 드라마는 하루 종일 보고 있어도 지루한 줄 모른다.”면서 “저녁 6시부터 시작해 저녁도 굶고 밤 10시 넘어서까지 한국 드라마를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누란 무함마드는 한술 더 떠 “이집트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건 시간낭비”라면서 “한국 드라마나 노래를 들으면 한국어 실력도 늘고 문화도 익힐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야 아흐마드는 제일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무엇이냐고 묻자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다.”고 하더니 곧 ‘내 머릿속 지우개’ ‘가을동화’ ‘겨울연가’ ‘대장금’ ‘꽃보다 남자’ 등을 줄줄 꿰었다. 김현주 학과장은 “한국국제협력단 등을 통해 받는 지원이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학과 규모가 커지면서 지원확대가 절실하다.”면서 “컴퓨터나 복사기처럼 노후 장비를 고치고 전문교재를 확충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글 사진 카이로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2011-06-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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