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 ‘태극기 다는 날’ 1년에 몇 번일까요?… 내년 달력에 첫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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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수정 2024-07-27 17:00
입력 2024-07-27 17:00

내년 광복 80주년, 달력에 ‘태극기 다는 날’ 신규 표기

<편집자주> ‘추가로 신문에 내주세요’를 줄인 ‘추신’은 편지의 끝에 꼭 하고 싶은 말을 쓰듯 주중 지면에 실리지 못했지만 할 말 있는 취재원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게양일 총 7번… 가정 10%도 안 달아
집회 등 이데올로기 이용에 활용도↓
주복 등 국기꽂이대 없는 주거 많아
창문 부착형·차량형 태극기 등 개발
편의점·은행 등 상시 판매대 설치
교육·홍보로 태극기 자발적 게양 지원
태극기 폐기 땐 지자체 국기수거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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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휘날리는 태극기 모습. 강주리 기자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휘날리는 태극기 모습. 강주리 기자
♬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입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강소천 작사, 박태현 작곡)♬

1년에 태극기 몇 번 다시나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태극기를 보유한 가정은 60%이지만 실제로 국기게양일에 태극기를 다는 가정은 1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 ‘태극기’ 가사랑은 많이 다르죠. 지난 제헌절(7월 17일)에 세종시 내 아파트 창가에 게양된 태극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물론 국기꽂이대가 없는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늘다 보니 달고 싶어도 달기 힘든 가정들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태극기 다는 날’은 1년에 몇 번일까요? 정답은 7번입니다. 대한민국국기법 제8조에는 국경일인 3·1절(3월 1일), 제헌절(7월 17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과 기념일인 현충일(6월 6일), 국군의 날(10월 1일) 등 총 7일의 국기게양일에 답니다. 각 가정에서의 태극기 게양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달면 되지만 법적으로 국기는 매일, 24시간 달아도 됩니다.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쳐 국기의 존엄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을 때는 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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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달력에 ‘태극기 다는 날’ 첫 표기
내년 달력에 ‘태극기 다는 날’ 첫 표기 광복 80주년인 2025년 달력의 월력요항에 처음 기재된 ‘태극기 다는 날’ . 행정안전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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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거리에서 태극기 모습. 123RF
외국 거리에서 태극기 모습. 123RF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추진
“스마트폰 온라인 달력에도 표기”
내년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정부가 달력에 ‘국기게양일’을 처음으로 표기했습니다. 민간에서 달력을 제작할 때 기준이 되는 자료인 ‘월력요항’에 국경일 등 ‘태극기 다는 날’을 반영한 것이죠. 지난달 20일 우주항공청장은 내년 월력요항을 작성해 관보에 게재했습니다. 편의점, 백화점 등 일상에서 쉽게 태극기를 살 수 있도록 상설 국기 판매대도 설치하는 등 태극기 게양 문화 확산에도 나섭니다.

행안부는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나라 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추진 현황에 대한 정책설명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김한수 행안부 의정관은 “언젠가부터 집회·시위에 태극기가 이데올로기적으로 이용되면서 활성화가 안 돼 안타깝다”면서 “내년이 광복 80주년인 만큼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사용하는 온라인 달력에도 ‘태극기 다는 날’이 표기되도록 추진하고 나라 사랑 실천의 출발점으로 태극기를 게양하는 분위기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 상징인 태극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자발적인 국기 게양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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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 위의 태극기. 123RF
군복 위의 태극기.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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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자료사진. 123RF
태극기 자료사진. 123RF
사실 태극기를 당장 사고 싶어도 판매하는 곳을 찾기 쉽지 않죠. 이런 점을 고려해 행안부는 광복절 79주년인 다음 달 15일까지 주민센터와 지자체 민원실에 국기판매소를 운영하고, 거리 판매도 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우체국(www.epost.go.kr)이나 인터넷 태극기 판매업체 등을 통해서도 살 수 있습니다. 주민센터에서는 8000원에 살 수 있는데 크기와 형태 등에 따라 온오프라인에서의 구매 가격은 다양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민이 손쉽게 태극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점과 은행, 대형마트, 은행 등에 상설 국기 판매대를 설치하고 각종 태극기 홍보물과 관련 상품 판매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김 의정관은 “편의점 가운데 GS리테일, 농협중앙회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태극기 판매 등 태극기 캠페인을 위한 양해각서를 이르면 올 하반기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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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왼쪽 세 번째)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창문 부착형’ 태극기를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김한수(왼쪽 세 번째)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창문 부착형’ 태극기를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창문에 빨판 ‘부착형’ 태극기 등장
초등학교 입학생에 무료 태극기 보급
그러나 태극기를 사도 달 때가 마땅치 않아 못 다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1991년 이후 아파트 베란다에는 국기꽂이대가 마련돼 있지만 주상복합아파트가 늘면서 국기꽂이대를 없애 태극기를 꽂을 수가 없게 된 경우들이 대표적이죠.

정부는 국기꽂이대가 없는 주거 구조를 감안해 창문이나 현관문 등에 붙이는 ‘부착형’ 태극기 형태를 개발했습니다. 태극기 네 모서리에 빨판을 부착해 집안 창문에 붙이는 형태죠. 가정에서 태극기 게양의 위치는 밖에서 바라봤을 때 대문(아파트는 각 세대 난간)의 중앙이나 왼쪽에 달며 국기꽂이가 설치돼 있지 않은 아파트의 경우 각 동 지상 출입구에 답니다. 다만 구조상 태극기를 다는 위치는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습니다. 고층 건물에서는 강풍 등으로 태극기가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집에 태극기를 달기 어려운 국민을 대상으로 차량용 태극기, 미니 태극기, 수기 태극기 등 다양한 형태의 태극기도 안내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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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창문 밖 국기꽂이대에서 휘날리는 태극기의 모습. 고층건물의 경우 강풍 등으로 태극기가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주리 기자
아파트 창문 밖 국기꽂이대에서 휘날리는 태극기의 모습. 고층건물의 경우 강풍 등으로 태극기가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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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태극기. 행정안전부 제공
차량용 태극기. 행정안전부 제공
예전에는 태극기 그리기나 글짓기 등을 학교에서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행안부는 교육부와 협의해 교육과정에 태극기 등 국가상징을 반영하고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운영하는 등 각급 학교에서 태극기의 뜻과 유래, 게양 방법을 알려주고 태극기 그리기와 글짓기 대회도 열기로 했습니다.

교육청은 초등학교 입학생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교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 부산 영도구에서는 관내 초등학교 입학생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죠. 운동선수나 연예인 등을 ‘태극기 사랑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 의정관은 “정부가 태극기 게양을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것은 맞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면서 “현재 태극기에 대한 인식과 교육이 부족하다고 보고 태극기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홍보를 통해 자발적인 태극기 게양에 대한 인식이 활성화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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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교육청은 태극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생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교육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녀와 함께 태극기를 달 경우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주리 기자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교육청은 태극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생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교육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녀와 함께 태극기를 달 경우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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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민원실과 주민센터에는 오염되거나 훼손된 태극기를 폐기할 수 있도록 국기수거함을 운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지방자치단체 민원실과 주민센터에는 오염되거나 훼손된 태극기를 폐기할 수 있도록 국기수거함을 운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평화·대자연 담은 태극기 나이 141세
광복절에 ‘태극기 달기’ 어때요
돌아가서 만약 태극기를 열심히 달았는데 악천후로 오염되거나 훼손돼 폐기해야 할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땐 주민센터에서 설치돼 있는 국기 수거함에 넣으시면 됩니다. 김 의정관은 “소각이 원칙이나 가정 내 소각이 마땅치 않거나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각 자치단체 민원실이나 주민센터에 설치돼 있는 국기 폐기함에 넣어주면 모아서 한꺼번에 소각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태극기 나이가 올해로 141살이 됐습니다. 1882년 박영효가 고종의 명을 받아 특명전권대신 겸 수신사로 일본에 가면서 ‘태극·4괘 도안’의 기를 선상에서 만들어 처음 사용했는데, 고종이 1883년 3월 6일 왕명으로 ‘태극·4괘 도안’의 태극기를 국기로 제정·공포했죠. 이후 정부는 1949년 10월 15일 ‘국기 제작법 고시’를 통해 현재 모습의 국기 제작 방법을 확정·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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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의 4괘 ‘건곤이감’.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캡처
태극기의 4괘 ‘건곤이감’.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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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 태극기 들고 보트 행진
한국 선수단, 태극기 들고 보트 행진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한국 선수단을 태운 보트가 트로카데로 광장을 향해 수상 행진을 하고 있다. 2024.7.27 파리 박지환 기자
태극기의 흰색은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이 담겨있습니다. 가운데 태극 문양에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음(파랑)·양(빨강)의 조화가, 네 모서리의 검은 4괘인 ‘건곤감리’(乾坤坎離)에는 각각 하늘, 땅, 물, 불을 상징합니다. 우주 만물이 음양의 조화 속에 생명을 얻고 발전하는 대자연의 진리를 태극기는 담고 있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강제할 수 없습니다. 태극기를 바라보는 마음과 국기 게양 역시 마찬가지겠죠. 전날 파리 올림픽이 개막했습니다.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국가 간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대한민국 선수들을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메달 시상대에 높이 내걸린 태극기와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마음이 뭉클한 건 자연스러운 나라 사랑의 마음이겠죠.

‘태극기 다는 날’인 8월 15일 광복절이 다가옵니다. ‘광복’의 의미를 새기며 올해 한 번도 게양을 안 했다면 이번엔 태극기 한 번 달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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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흔드는 한국선수단
태극기 흔드는 한국선수단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을 따라 선상행진을 마친 대한민국 선수들이 트로카데로광장에 마련된 개회식장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24.7.27 파리 박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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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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