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명 앗아간 ‘괴물 산불’… 부산 코앞까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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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기 기자
수정 2025-03-26 23:34
입력 2025-03-26 23:34

엿새간 무섭게 번진 ‘영남 화마’

의성서 진화 헬기 추락해 기장 숨져
지리산도 뚫려, 역대 최악 산불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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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휩싸인 하동 안계마을
불길 휩싸인 하동 안계마을 26일 새벽 경남 하동군 옥종면 안계마을 인근에서 지난 21일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산등성이를 타고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경남북 지역에서 강풍을 타고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하동 뉴시스


동시다발 산불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하루 만에 22명이 숨지는 등 최악의 사고가 현실화했다. 산불 발생 6일째인 이날 경남 산청·하동 산불은 지리산 국립공원까지 확산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된 진화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졌다.

울산 울주 산불은 경남 양산으로 번지더니 부산까지 위협하고 있다. 불길이 양산 대운산을 넘어 부산 기장 경계 지역 3㎞까지 근접했다. 산불은 상승기류를 타고 동진하며 경북 봉화로, 남진한 산불은 포항과 부산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산불로 영남권 산림이 사실상 ‘초토화’되면서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 재난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6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의성 산불 확산으로 지난 25일부터 발생한 사망자가 22명으로 늘었다. 의성 1명, 안동 4명과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8명 등이다. 청송에서는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산청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 숨진 공무원과 진화대원 등 4명을 포함하면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26명으로 늘었다.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7년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연도별 산불 사망자는 1989년 26명, 1995년 25명, 1993년·1996년·1997년 각각 24명이다. 여전히 산불이 확산 중이어서 단일 산불로는 최대 피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산불 장기화로 우려했던 국립공원 피해도 현실화했다. 산청·하동 산불이 지리산국립공원까지 위협하고 있다. 산불 현장 곳곳에선 연무와 강풍으로 진화 작전에 차질이 빚어졌다. 강풍에 불씨가 날리는 ‘비화’(飛火) 현상으로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경북 봉화와 울진도 비상이 걸렸다.

박승기·이창언·민경석·김형엽 기자
2025-03-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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