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돈이 은퇴준비의 전부는 아니죠… 외로움 없애는 다양한 소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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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5-20 00:00
입력 2013-05-20 00:00

김은주 실버영화관 대표

“늙으면 돈이 가장 무섭죠. 하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될까요. 집에만 갇혀 있다 보면 우울증 걸리기 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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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허리우드클래식 대표
김은주 허리우드클래식 대표
김은주(39) 허리우드클래식 대표는 일상에서 노인을 가장 많이 접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서울 종로구 허리우드극장을 인수해 국내 최초의 실버영화관으로 변모시켜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개관 4년 만에 누적 관객수 53만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다음 달부터 노인 관람객들이 감상을 얘기할 수 있도록 동호회 설립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무수한 은퇴자들을 보며 느낀 것은 “자산관리가 은퇴 준비의 전부가 아니며 한층 다양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많은 노인을 접하는데, 4년 전과 비교해 최근 달라진 점이 있는가.

-표정이다. 4년 전에는 영화를 보고 무표정하게 그냥 갔다면 지금은 상영관 밖에서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영화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묻는다.

→굳이 실버영화관이 아니더라도 영화관을 찾을 수 있지 않은가.

-요즘 극장은 대부분 멀티플렉스이고 영화도 젊은 층에 맞춰 장면 전환 속도가 빨라 노인들은 위축되고 소외감을 느낀다. 하지만 소외라는 것은 상대적 개념이다. 실버영화관에 온 젊은 사람들 역시 소외감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젊은 층에게 실버영화관 관람을 권하기도 한다. 아마 노인들이 느끼는 기분을 간접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관람객은 어느 정도인가.

-새 외화가 걸리는 금요일에 1000명 정도 온다. 영화를 보려고 강원도에서 와 찜질방에서 묵고 가는 사람도 있다. 관객들에게 옛날 영화는 외로움을 없애주는 소통의 도구다. 노인들은 성을 잘 낸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성을 내는 이유는 자신의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을 들어주는 것만이 소통은 아니다. 자신의 기분을 표현한 그림 한 점을 보거나 영화 한 편에 빠지는 것으로도 충분히 소통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3-05-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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