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n&Out]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관전법/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수정 2022-09-08 13:18
입력 2022-09-06 20:34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0차 당 대회를 보는 몇 가지 관전 포인트는 있다. 첫째, 일당체제에서 일인체제로의 성격 변화다. 이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헌법과 당장(黨章)에 반영했고 시진핑을 ‘인민의 영수’로 부르기 시작했으며, 총서기 임기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관례라는 점에서 시진핑 3연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포스트 시진핑 체제가 6세대와 7세대 어느 집단에서 나타날 것인가 하는 점이 주목 대상이다. 둘째, 중국 경제의 회복을 위한 방향 전환 가능성이다. 현재로서는 연초 제시한 5.5% 포인트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할 가망이 없고, 전지구적 위기를 동원해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한계가 분명하다. 실제로 공동부유를 통해 심각한 사회적 격차와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했으나, 경제활력의 저하와 만연한 실업 그리고 봉쇄에 지친 시민들의 체제에 대한 신념의 위기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런 점에서 정당성 확보를 위해 위기를 활용해 온 방식을 바꾸고 봉쇄 위주의 코로나 대책을 포함해 시장의 자율성을 제공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대외정책의 변화 가능성이다. 중국은 지금껏 미국의 총공세에 대해 자국의 전략문화, 규범, 정체성을 경성화하면서 대응해 왔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조국 통일’의 분위기를 띄우면서 대만은 화약고가 될 것이고, 그 여파는 한반도에도 그대로 밀려들 것이다. 반면 미중 간 ‘비난 게임’(blame game)에 기반한 강 대 강 전략은 중국의 국정 동력을 더이상 지탱하기 어렵고 심지어 시진핑의 리더십 약화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미중 협력공간이 열릴 수도 있다. 요컨대 제20차 당 대회 이후 중국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에 결집하면서 ‘중국의 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길을 걷겠지만, 대외적으로는 새로운 당 지도부가 중심이 돼 인류운명공동체론의 각론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대외정책을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 그 계기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전후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APEC 정상회의 등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될 수 있다.
시진핑 3기 체제 출범은 한중 관계 첫 단추를 끼운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문제는 중국 정치의 특성상 한번 결정하면 그 내용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예단을 경계해야 하고, 시진핑 체제의 지속과 변화를 잘게 쪼개 분석하지 않은 채 과도한 일반화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그 대신 집단지성을 종횡으로 묶어 다양한 대화채널을 가동하고 사안별로 순응, 적응, 대응하는 전략을 섬세하게 짜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의 섬세한 당 대회 모니터링이 대중국 정책의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022-09-0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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