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민원 하루 346건…금감원 과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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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수정 2022-04-15 02:42
입력 2022-04-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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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 피해의 핵심은 금융사의 영업행위인 상품 판매다. 금융감독원에서 상품판매와 소비자분쟁을 담당하는 소비자보호처는 금감원 내 기피 부서다. 금감원에서는 민원인보다는 금융기관을 상대하는 것이 선호된다.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금융상품과 판매에 대한 심사 부담은 줄었으나 민원 부담은 계속 늘고 있다. 금감원에 지난해 접수된 민원은 8만 7197건으로 근무일(252일)로 따지면 하루에 346건씩이다. 민원이 쌓이다 보니 평균 처리기간은 계속 늘어나고 수용률은 줄어든다.

금감원도 다른 행정기관처럼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원 접수를 거부할 수 없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소비자 대체적분쟁해결 지침’에서 민원 접수를 거부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민원이 경미한 사안으로 상대방을 괴롭히고 번거롭게 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 ▲다투는 금액이 일정 금액 이하의 소액이거나 이상의 고액인 경우 ▲금융기관 등과 먼저 조정을 거치지 않은 경우 ▲해당 민원 관련 업무가 조직의 효율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이다. 우리나라는 몇만 장의 관련 서류를 제출해도, 반복해서 민원을 제기해도 받아야 한다. 자율조정을 거치는 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민원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선호하지 않는다.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지낸 이상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우리 사정에 맞게 민원 접수 거부 조건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전체 인원은 2100명, 이 가운데 금융소비자보호처는 350명 수준이다. 영국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담당하는 금융업무행위감독기구(FCA)는 3500명, 건전성감독기구(PRA)는 1400명이다. 금감원 조직 확대와 인력 충원은 예산이 걸려 있어 쉽지 않다. 금감원으로 통합되기 전 은행감독원은 한국은행 산하 조직이었다. 은행감독 기능 일부라도 한은과 협조하면 금감원은 인력 운용의 여유가 발생할 수 있다. 은행감독원을 분리할 때 한은은 극렬하게 반대했지만 지금은 금융기관을 만나는 것조차 꺼리는 상황이다. 금융감독기능을 논할 때 정부부처뿐만 아니라 한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감독도 중요하지만 금융기관을 통한 통화정책의 완결성도 높아질 수 있다.



전경하 논설위원
2022-04-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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