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완벽주의, 전곡 연주로 보여드릴게요”

오경진 기자
수정 2025-02-27 00:04
입력 2025-02-27 00:04
전국 투어 이어가는 ‘노부스 콰르텟’

목프로덕션 제공
“브람스 앞엔 베토벤이 있었잖아요. 그래서인지 (브람스는) 완성도에서 욕심을 많이 냈던 것 같아요. 많은 작품을 폐기한 끝에 탄생한 곡들은 내용과 구성이 무척 빼곡합니다. 이걸 어떻게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연주해야 할지…. 무척 어려운 작품이죠.”(김재영)
국내 최정상 연주자들로 구성된 현악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돌아왔다. 펠릭스 멘델스존,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루트비히 판 베토벤에 이어 이번에는 요하네스 브람스다. 브람스의 현악4중주 세 곡을 녹음해 최근 음반으로 발매했다. 강릉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도 이어 가고 있다. 다음달엔 부천아트센터(1일), 롯데콘서트홀(8일) 등 서울에 이어 27일에는 광주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끝냈을 때 받은 성취감이랄까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음악적인 성장과 한 작곡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깊이감 같은 것에 ‘중독 아닌 중독’이 됐다고도 할 수 있겠죠. (전곡을) 끝맺을 때의 느낌이 달랐던 것 같아요.”(김재영)
노부스 콰르텟은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다. 한 작곡가의 일부만 보여 주지는 않는다.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보여 준다. 2020년 멘델스존을 시작으로 주요 작곡가의 현악4중주 전곡 연주에 거듭 도전했다. 이번 3개의 곡도 브람스 현악4중주 전곡이다. 브람스는 현악4중주를 10~20곡 정도 썼지만, 3개 곡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폐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재영은 “콰르텟으로서 한 묶음을 보여 드리는 작업을 계속 가져가야 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우리의 흥미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우리도 종잡을 수 없다”고 했다.
노부스 콰르텟은 2007년 결성됐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김영욱과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이원해로 구성됐다. 2027년이면 데뷔 20주년인데 이를 맞아 대대적인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란다. 2012년 세계 최고 권위인 뮌헨 ARD 국제 콩쿠르 2위에 이어 2014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현악4중주단으로서 국제적인 입지를 다졌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싶다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넷이 모여서 하나를 완성하는 거니까요. 성취감이 배가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성취감 말고 다른 단어 없을까요? 만족…. 그리고 또 한번 성장했다는 기분이 솔로였을 때보다 더 크게 옵니다. 계속 저희를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욕심, 여기에 중독된 거 같아요. 이것이 우리의 원동력입니다.”(김영욱)
오경진 기자
2025-02-2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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