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선제 공습… 헤즈볼라는 드론·로켓 320발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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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수정 2024-08-25 23:58
입력 2024-08-25 23:58

예측 불허로 치닫는 중동 정세

이 “단거리 로켓 수천기 파괴 완료”
헤즈볼라 “이 군사기지 11곳 타격”
이란 ‘가혹한 보복’ 예고 일촉즉발
유엔·레바논·이집트 “확전 자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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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선제 타격
이스라엘 선제 타격 25일 새벽 레바논 남부 티레 지역이 이스라엘 전투기의 기습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여 있다. 티레 로이터·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25일 새벽 전투기 100대를 동원해 레바논을 기습 공격했다. 헤즈볼라도 즉각 320발 이상의 로켓과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해 군사기지 11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중동 지역 정세가 예측 불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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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로켓 320발 보복
헤즈볼라, 로켓 320발 보복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보복 공격을 위해 이스라엘로 발사한 무인항공기가 이스라엘군의 방공망 시스템에 격추되는 모습. 이날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전투기로 레바논 내 군사 표적을 공습했고, 헤즈볼라도 로켓 320여발을 발사하고 드론을 띄워 이스라엘 군사기지 11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티레 로이터·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공군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로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할 징후를 감지하고 이보다 30분 앞선 새벽 4시 30분쯤 레바논 내 40개 목표물을 공격해 단거리 로켓 수천기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타격 직후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비해 작전 지역에 있는 민간인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하가리 대변인의 발언이 나오기 무섭게 이스라엘 북부에서 공습경보가 울렸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보복에 나선 것이다. 헤즈볼라 측은 “이스라엘 북부 군사기지 11곳에 무인 드론과 카투사 로켓을 320개 이상 쏴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면서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의 첫 단계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이 지난달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이스라엘 폭격에 사망한 데 대한 보복 성격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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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헤르지 할레비(왼쪽 네 번째) 이스라엘군 총참모장이 텔아비브에 있는 군 본부 상황실에서 지휘관들과 함께 레바논 공습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통신사 Ynet은 “이스라엘 공군이 (레바논 내) 40개 목표물을 타격했고 헤즈볼라도 150발 넘는 로켓을 이스라엘 북부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텔아비브 AFP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헤르지 할레비(왼쪽 네 번째) 이스라엘군 총참모장이 텔아비브에 있는 군 본부 상황실에서 지휘관들과 함께 레바논 공습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통신사 Ynet은 “이스라엘 공군이 (레바논 내) 40개 목표물을 타격했고 헤즈볼라도 150발 넘는 로켓을 이스라엘 북부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텔아비브 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긴급 안보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오전 6시부터 48시간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전문가들은 25일이 이슬람 시아파 연례 명절인 아르바인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아르바인은 7세기에 숨진 이맘 후세인(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의 순교를 되새기는 40일간의 행사다. 헤즈볼라가 시아파의 단합을 호소하기 위해 이스라엘 공격일로 계획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슈크르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연이어 사망하자 시아파 무장단체들은 일제히 보복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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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아파의 맹주 이란이 ‘가혹한 보복’을 공언하면서 중동 전역에는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이 이어졌다. 이날 확전이 현실화할 듯 고조되자 국제사회가 서둘러 양측에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실과 레바논 내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이날 “포화를 중단하고 확전을 유발하는 추가 행동을 자제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레바논에서도 나지브 미카티 총리가 긴급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적대 행위를 중단하라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라고 강조했다. 가자전쟁 휴전 협상을 중재해 왔던 이집트 외무부도 ‘새로운 전쟁’의 발발 위험성을 경고하며 레바논 내 안정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은 소강상태지만 이란의 보복은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독일·프랑스·영국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하며 “보복은 모든 차원을 고려해 정교히 계산되고 관리된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반관영 통신사 INSA가 지난 24일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이스라엘 공격 시점과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이란·이스라엘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류지영 기자
2024-08-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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