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물방울 속 세상
박현갑 기자
수정 2024-08-08 00:03
입력 2024-08-08 00:03
일상 속 물방울 세상을 떠올려 본다. 비 오는 날 연잎 위에 떨어진 빗방울은 시소를 타듯 이리저리 춤추다 연잎과 헤어진다. 꽃봉오리에 맺힌 물방울도 꽃과의 속삭임을 즐기다 자연으로 돌아간다. 관찰할수록 물방울 속 세상은 실제 세상보다 오묘하다.
물방울이 맺히고 사라지듯 인간의 감정도 마찬가지다. 이마에 내려앉은 땀방울을 훔쳐 내듯 감당하지 못할 욕망은 떨쳐 버리고, 진정한 행복감을 키울 변화는 받아들여 보자.
김 화백처럼 관찰을 통해 순간을 예술로 담아내긴 어렵더라도 자아를 되찾는 관찰은 해봄 직하다. 물방울 세상 나들이에 빠진 나는 어떤 모습일까. 변화를 두려워하는 중일까, 도전하려는 자세일까.
박현갑 논설위원
2024-08-08 26면